VPP와 스마트 전력거래, 누가 자원을 모으고 누가 시장에서 돈을 버는가
VPP 사업자는 모두 같은 일을 할까?
가상발전소, 즉 VPP(Virtual Power Plant)를 설명할 때 흔히 “여러 분산에너지자원을 하나의 발전소처럼 묶어 운영하는 사업”이라고 말한다. 틀린 설명은 아니지만, 이것만으로는 실제 기업들이 어디서 돈을 버는지 구분하기 어렵다. 어떤 회사는 가정용 배터리와 전기차 고객을 모집하는 데 강하고, 어떤 회사는 확보된 자원을 실시간으로 제어하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또 다른 회사는 그 자원을 전력시장에 등록하고 입찰·정산해 수익을 만든다.
따라서 VPP와 스마트 전력거래 산업은 하나의 단일 사업이라기보다 세 가지 기능이 연결된 밸류체인으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하다. 첫 번째는 태양광, 배터리, 전기차, 스마트 온도조절기와 같은 분산자원 확보, 두 번째는 이 자원들을 하나의 포트폴리오처럼 움직이는 VPP 운영 및 제어, 세 번째는 확보된 유연성을 전력시장이나 전력회사 프로그램에서 판매하는 시장 참여·입찰·정산이다. Wood Mackenzie도 VPP를 분산에너지자원을 집합해 전력회사와 도매시장에 계통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로 정의하면서, 산업 분석에서 기술뿐 아니라 시장, 수익화 경로와 사업모델을 함께 구분하고 있다. [주1][주2]
질문 1. 분산자원 확보 사업은 무엇인가?
답변: 실제로 움직일 수 있는 고객과 설비를 모집하는 사업이다
분산자원 확보는 VPP에 참여할 가정, 건물, 공장과 계약을 맺고 이들이 보유한 에너지 설비에 대한 일정한 운영 권한을 확보하는 단계다. 대상 자원에는 가정용·상업용 배터리, 태양광 발전설비, 전기차와 충전기, 스마트 온도조절기, 히트펌프, 산업체의 조절 가능한 부하 등이 포함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설비를 반드시 VPP 사업자가 소유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고객이 배터리나 전기차를 소유하더라도, 사업자가 고객의 동의를 받아 특정 시간에 충전·방전하거나 전력 사용시간을 변경할 수 있다면 VPP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결국 이 사업의 핵심 자산은 발전소 자체가 아니라 제어 권한이 부여된 고객 관계와 연결된 설비 기반이다.
분산자원 확보 사업자는 보통 세 가지 방법으로 고객을 모집한다. 첫째, 태양광이나 배터리를 판매·리스하면서 VPP 참여 계약을 함께 체결한다. 둘째, 전력요금 할인이나 현금 보상을 제공해 기존 스마트기기 보유자를 모집한다. 셋째, 전력회사 또는 전력소매사업자의 고객 기반을 이용해 프로그램 참여자를 확보한다.
이 단계가 중요한 이유는 아무리 뛰어난 제어 알고리즘을 갖고 있어도 실제로 움직일 자원이 없으면 VPP 사업을 확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에서는 특히 고객획득비용, 배터리 설치 기반, 기기 제조사와의 연동 범위, 고객 이탈률이 경쟁력을 좌우한다. Wood Mackenzie는 북미 VPP 시장에서 배터리와 전기차를 활용한 프로그램이 확대되고 있지만, 소규모 고객의 시장 참여에는 데이터 접근과 정산 문제가 여전히 장애물로 남아 있다고 분석한다. [주3][주4]
이 사업은 어디서 돈을 버는가?
분산자원 확보 기업은 설비 판매, 설치, 리스 또는 에너지 서비스 계약에서 우선 수익을 얻는다. 이후 고객 자원을 VPP 프로그램에 참여시켜 발생한 용량 보상, 수요반응 보상, 전력 판매 수익의 일부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주택용 배터리 사업자는 고객에게 배터리를 설치해 주고 장기 서비스료를 받으면서, 전력수요가 높은 시간에는 여러 가정의 배터리를 동시에 방전해 전력회사로부터 별도의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이때 VPP는 독립된 매출원이기도 하지만, 배터리의 초기 구매 부담을 낮추고 고객에게 더 매력적인 상품을 제공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 유형의 기업을 평가할 때는 단순히 “VPP 용량이 몇 MW인가”만 확인해서는 부족하다. 실제 연결된 고객 수, 고객당 자원 용량, 제어 동의율, 프로그램 참여율, 고객획득비용과 계약기간을 함께 봐야 한다.
질문 2. VPP 운영 및 제어 사업은 무엇인가?
답변: 흩어진 자원을 하나의 발전소처럼 움직이는 소프트웨어 사업이다
VPP 운영 및 제어는 확보된 여러 자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계통이나 전력회사의 필요에 맞춰 충전·방전 또는 수요감축 명령을 내리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VPP가 가정용 배터리 1만 대를 관리한다고 해보자. 모든 가정의 배터리 잔량과 전력사용 패턴이 같지는 않다. 어떤 고객은 정전에 대비해 배터리의 30% 이상을 남겨두기를 원하고, 어떤 고객은 저녁에 전기차를 충전해야 한다. VPP 플랫폼은 이러한 고객별 조건을 반영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용량을 계산한다.
이후 기상, 태양광 발전량, 고객 전력수요, 배터리 충전상태를 예측하고 각 기기에 제어 명령을 전송한다. 시장이나 전력회사에 50MW의 공급 능력을 제공하기로 했다면, 개별 자원의 고장이나 고객 사용 변화가 발생해도 전체 포트폴리오가 약속한 출력을 달성하도록 조정해야 한다.
VPP 운영 플랫폼의 핵심 기능은 크게 자원 연결, 상태 모니터링, 수요·발전량 예측, 최적 운전계획, 원격제어, 실적 측정으로 구성된다. 기술적으로는 분산에너지자원 관리 시스템인 DERMS, 사물인터넷 통신, 기기 API, 예측 알고리즘과 최적화 엔진이 결합된다.
Wood Mackenzie가 VPP 분석에서 ‘집합’뿐 아니라 자원의 위치와 오케스트레이션, 즉 통합 운영을 주요 기준으로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단순히 고객 목록을 확보하거나 여러 설비의 발전량을 합산하는 것만으로는 완전한 VPP라고 보기 어렵다. 실제 계통 상황에 맞춰 자원을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주1][주5]
거래·수익 최적화도 여기에 포함될까?
상당 부분 포함된다. 고도화된 VPP 플랫폼은 단순히 계통의 호출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느 시간에 어떤 자원을 사용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유리한지를 계산한다. 배터리를 저녁 전력가격이 높을 때 방전할지, 주파수 조정 서비스에 남겨둘지, 고객의 최대수요 요금을 낮추는 데 사용할지를 비교하는 기능이다.
다만 모든 VPP 운영 플랫폼이 도매시장 가격을 예측하거나 직접 입찰하는 것은 아니다. 전력회사가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배터리를 방전하라고 요청하는 계약형 프로그램에서는 VPP 플랫폼이 자원을 제어하더라도 별도의 시장거래 최적화가 거의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거래·수익 최적화는 VPP 운영과 완전히 별개의 사업모델이라기보다 VPP 운영 또는 시장 참여 기능에 포함되는 고도화된 의사결정 모듈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이 사업은 어디서 돈을 버는가?
VPP 플랫폼 기업의 대표적인 수익모델은 소프트웨어 이용료다. 전력회사나 에너지사업자로부터 연간 라이선스료를 받거나, 연결된 기기 수 또는 관리 MW에 따라 요금을 받는다. 운영 성과에 따라 추가 보수를 받는 성과연동 계약도 가능하다.
플랫폼 사업은 직접 배터리를 구매하거나 고객에게 금융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상대적으로 자본 부담이 작다. 반면 고객이나 자원에 대한 직접 통제력이 낮고, 전력회사 프로젝트의 도입 주기가 길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여러 제조사의 배터리, 충전기, 온도조절기를 연결해야 하므로 기기 연동 범위와 시스템 신뢰성이 중요한 경쟁요소가 된다.
질문 3. 시장 참여·입찰·정산 사업은 무엇인가?
답변: VPP가 만든 유연성을 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상품으로 전환하는 사업이다
VPP가 여러 자원을 안정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고 해서 자동으로 수익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확보된 자원을 전력시장이나 전력회사의 프로그램에 등록하고, 시장규칙에 따라 입찰한 뒤 실제 이행량을 계량·정산해야 한다.
시장 참여 사업자는 VPP 자원을 에너지, 용량, 수요반응, 예비력 또는 주파수 조정과 같은 상품으로 구성한다. 이후 예상 시장가격과 자원의 가용성을 고려해 입찰량을 정하고, 시장운영기관이나 전력회사의 호출에 대응한다.
여기서 시장 ‘입장’은 일반적인 영업활동보다 더 구체적인 의미를 가진다. 전력시장마다 참여 자격, 최소 용량, 계량 기준, 통신 요건, 담보와 신용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VPP 플랫폼이 자원을 제어할 수 있더라도 시장참여 자격이나 정산 시스템이 없다면 기존 전력소매사업자, 집합사업자 또는 거래 파트너를 통해 시장에 접근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는 불균형 위험도 중요하다. 시장에 50MW를 공급하기로 했는데 실제로 40MW만 이행하면 보상이 줄어들거나 페널티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시장 참여 사업자는 자원의 실제 공급 가능량을 보수적으로 계산하고, 이행 실패 가능성과 가격위험을 관리해야 한다.
Wood Mackenzie는 북미 VPP 시장이 2025년 37.5GW의 수요측 유연성 용량에 도달했지만, 시장 프로그램과 사업자 배치는 용량보다 더 빠르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프로그램별 용량 한도, 자원가치 인정방식과 소규모 고객의 시장 접근 제한은 실제 용량 확대를 제약하는 요소로 지적됐다. 이는 기술적으로 가능한 자원을 확보하는 것과 시장에서 이를 수익화하는 것이 서로 다른 문제라는 뜻이다. [주3][주6]
이 사업은 어디서 돈을 버는가?
시장 참여 사업자는 시장에서 발생한 수익을 자원 보유 고객과 나누거나 거래·정산 수수료를 받는다. 일부 사업자는 MW당 고정 관리비를 받고, 일부는 시장수익에서 일정 비율을 가져간다.
수익은 단순한 전력가격 차익에서만 나오지 않는다. 수요가 가장 높은 시간의 소비를 줄이는 용량 프로그램, 계통의 주파수를 안정시키는 보조서비스, 비상상황에 대비한 예비력, 특정 배전지역의 혼잡을 완화하는 전력회사 계약에서도 수익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업의 경쟁력은 높은 가격을 예측하는 능력뿐 아니라 시장별 등록 경험, 정산 정확성, 불균형 비용 관리, 규제 대응과 고객 수익배분 시스템에 의해 결정된다.
미국 시장의 대표기업은 어떻게 분류할 수 있을까?
미국 VPP 시장에서는 대부분의 회사가 세 기능 중 두 가지 이상을 수행한다. 따라서 회사를 하나의 유형에만 넣기보다는, 각 기능을 핵심 사업으로 직접 수행하는지 또는 고객·파트너를 통해 간접 수행하는지를 구분하는 것이 유용하다.
미국 VPP·스마트 전력거래 대표기업 분류
| 기업 | 상장 여부·티커 | ① 분산자원 확보 | ② VPP 운영·제어 | ③ 시장 참여·입찰·정산 | 대표 사업 성격 |
|---|---|---|---|---|---|
| Sunrun | NASDAQ: RUN | ● | ● | △ | 주택용 태양광·배터리 고객을 직접 확보하는 자원 기반 VPP |
| Tesla | NASDAQ: TSLA | ● | ● | △ | Powerwall·Megapack과 제어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하드웨어 통합형 |
| Renew Home | 비상장 | ● | ● | △ | 스마트 온도조절기와 가정 부하 중심의 수요반응형 VPP |
| EnergyHub | Alarm.com 자회사, NASDAQ: ALRM | △ | ● | △ | 전력회사 대상 기기 중립형 VPP·DERMS 플랫폼 |
| AutoGrid | Schneider Electric 자회사 | △ | ● | △ | 전력회사·에너지기업 대상 VPP 운영 소프트웨어 |
| Voltus | 비상장 | ● | ● | ● | 상업·산업 자원을 확보해 도매시장 참여까지 수행하는 통합형 |
| CPower Energy | 비상장 | ● | ● | ● | 상업·산업 수요반응 및 DER 집합·시장 수익화 사업자 |
| Leap | 비상장 | △ | △ | ● | DER 기업에 시장등록·입찰·정산 인프라를 제공하는 시장접근형 |
| Stem | NYSE: STEM | △ | ● | △ | 상업용 ESS 운영과 전기요금·시장수익 최적화 |
| Fluence | NASDAQ: FLNC | △ | ● | △ | 대형 ESS 운영 및 전력시장 입찰 최적화 소프트웨어 |
※ ●는 해당 기능을 핵심 사업으로 직접 수행한다는 의미이고, △는 일부 시장에서 수행하거나 전력회사·고객·거래 파트너와 공동으로 수행한다는 의미다. 동일 회사라도 지역과 프로그램에 따라 역할이 달라질 수 있다.
Wood Mackenzie는 2023년 기준 CPower, Enel, AutoGrid, Voltus를 각각 북미에서 4GW가 넘는 공개 관리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대형 VPP 운영자로 분류했다. 다만 이 용량에는 전통적인 상업·산업 수요반응 자원이 폭넓게 포함되므로, 가정용 배터리만으로 구성된 VPP 용량과 직접 비교해서는 안 된다. [주1]
질문 4. Sunrun과 Tesla는 왜 ‘분산자원 확보형’인가?
Sunrun은 주택용 태양광과 배터리를 판매하거나 장기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면서 고객 자원을 직접 확보한다. 이후 여러 가정의 배터리를 묶어 전력회사가 피크 시간에 활용할 수 있는 분산발전소로 운영한다.
Reuters에 따르면 Sunrun은 2025년 말 약 23만7,000개의 태양광·배터리 시스템과 약 4GWh의 네트워크형 저장용량을 보유했고, 주택용 시스템의 약 절반이 회사의 분산발전소 프로그램에 등록돼 있었다. 회사는 캘리포니아, 텍사스, 뉴욕과 매사추세츠 등에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주7]
Sunrun의 경쟁력은 순수 소프트웨어보다 고객과 배터리 자원을 직접 확보한다는 데 있다. 반면 시장 입찰과 정산은 지역에 따라 전력회사 또는 별도의 시장참여 주체와 협력할 수 있어 표에서는 △로 분류했다.
Tesla 역시 Powerwall을 판매한 고객을 VPP에 참여시키고, 자체 소프트웨어로 배터리를 통합 제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분산자원 확보와 운영·제어 기능을 함께 갖는다. 다만 Tesla가 모든 지역에서 직접 전력시장 거래주체가 되는 것은 아니며, 전력회사나 소매사업자의 프로그램 안에서 운영되는 경우도 있어 시장 참여 기능은 지역별로 다르게 평가해야 한다.
두 회사의 공통점은 VPP 사업을 통해 배터리 판매 이후에도 지속적인 계통서비스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투자자는 VPP의 잠재가치와 태양광·배터리 판매사업의 금융·설치 리스크를 분리해서 판단해야 한다.
질문 5. Renew Home은 배터리 없이도 VPP 사업자가 될 수 있을까?
가능하다. VPP가 반드시 전력을 생산하거나 저장하는 설비만으로 구성될 필요는 없다. 전력수요를 줄이거나 사용시간을 변경할 수 있다면 수요 측 자원도 하나의 발전소와 유사한 계통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
Renew Home은 Google의 Nest Renew와 캘리포니아 수요반응 기업 OhmConnect의 결합을 바탕으로 설립됐다. 스마트 온도조절기와 가정의 전력사용을 조정해 피크 시간의 소비를 낮추는 것이 핵심 모델이다. Financial Times는 2024년 Renew Home을 미국의 대표적인 가정 수요 측 VPP 사업자로 소개했다. [주8]
배터리 기반 VPP와 비교하면 고객당 제공할 수 있는 지속적인 출력은 작을 수 있지만, 별도의 고가 설비를 설치하지 않고도 다수의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결국 Renew Home의 경쟁력은 스마트기기 연동 범위와 고객의 실제 참여율, 수요감축이 지속되는 시간에 의해 결정된다.
질문 6. EnergyHub와 AutoGrid는 왜 플랫폼형으로 분류할까?
EnergyHub와 AutoGrid는 배터리나 태양광을 대규모로 직접 판매하기보다, 전력회사나 에너지기업이 보유한 고객 자원을 통합 운영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이들 플랫폼은 여러 제조사의 배터리, 전기차 충전기, 스마트 온도조절기와 건물 설비를 연결한다. 전력회사는 플랫폼을 이용해 프로그램 참여 고객을 관리하고, 특정 시간에 자원을 호출하며, 실제 감축량이나 방전량을 측정할 수 있다.
이 유형은 자본집약적인 설비 소유 부담이 적고 반복적인 소프트웨어 매출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 반면 전력회사의 시스템 도입과 규제 승인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직접 확보한 고객 기반이 부족할 경우 사업 확대가 전력회사 고객의 의사결정에 의존한다.
Wood Mackenzie가 AutoGrid를 북미의 대규모 VPP 운영 포트폴리오 사업자로 분류한 것은 AutoGrid가 모든 자원을 소유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고객인 전력회사와 에너지사업자가 보유한 자원을 AutoGrid의 소프트웨어를 통해 관리하기 때문에 관리용량이 크게 집계되는 것이다. [주1]
질문 7. Voltus와 CPower는 왜 가장 통합적인 사업자로 볼 수 있을까?
Voltus와 CPower는 주로 상업·산업 고객의 전력수요, 배터리, 비상발전기와 기타 분산자원을 모집한다. 이후 이 자원들을 포트폴리오로 구성해 수요반응 또는 도매시장 프로그램에 등록하고, 계통 호출 대응과 정산까지 수행한다.
즉 두 회사의 일반적인 사업 흐름은 다음과 같다.
고객 발굴 및 계약 → 자원 계량·연결 → 가용 용량 계산 → 시장·프로그램 등록 → 호출 및 제어 → 실적 측정 → 정산 및 고객 수익배분
가정용 VPP 사업자보다 고객 수는 적을 수 있지만, 공장이나 대형 건물 한 곳에서 확보할 수 있는 용량이 크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시장별 규칙과 정산 경험이 축적돼 있어 VPP 운영과 스마트 전력거래의 결합도가 높다.
다만 이들이 모든 시장에서 동일한 역할을 맡는 것은 아니다. 프로그램에 따라 전력회사와 직접 계약하거나 도매시장에 참여할 수 있고, 일부 기능은 외부 파트너와 분담할 수 있다. 투자 관점에서는 관리 MW보다 실제로 정산되는 용량, 고객 유지율, 시장별 수익성과 이행 실패 비용을 확인해야 한다.
질문 8. Leap은 일반적인 VPP 플랫폼과 무엇이 다른가?
Leap은 다른 DER 기업이 확보한 배터리, 전기차 충전기 또는 건물 부하를 전력시장과 전력회사 프로그램에 연결하는 역할에 상대적으로 집중한다.
예를 들어 EV 충전사업자가 수만 대의 충전기를 확보했지만 전력시장 등록과 정산 시스템을 갖고 있지 않다면, Leap과 같은 사업자가 자원을 집합해 시장 참여 절차를 지원할 수 있다. 따라서 Leap의 핵심 고객은 최종 전력소비자뿐 아니라 고객 자원을 이미 확보한 다른 에너지 기술기업이 될 수 있다.
이 구조에서 Leap은 물리적 기기 제어 기능을 일부 제공하거나 연계할 수 있지만, 핵심 경쟁력은 시장 접근, 프로그램 등록, 실적 데이터 처리와 정산에 있다. 세 가지 사업모델 가운데 세 번째인 시장 참여·입찰·정산의 전문 사업자에 가장 가까운 유형이다.
질문 9. Stem과 Fluence도 VPP 회사라고 볼 수 있을까?
넓은 의미에서는 관련 기업이지만, 전형적인 가정용 VPP 사업자와는 차이가 있다.
Stem은 상업용 배터리와 에너지자산의 운전 일정을 최적화해 고객의 피크 전력요금을 줄이고, 가능한 경우 전력시장이나 계통서비스 수익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둔다. Fluence는 대형 ESS 공급과 함께 배터리의 시장입찰 및 운전 최적화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이들은 자산의 상태를 감시하고 충·방전 명령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VPP 운영·제어 기능을 갖는다. 그러나 여러 가정의 자원을 직접 모집하는 사업보다 특정 상업용 또는 유틸리티급 배터리의 경제성을 높이는 역할이 더 강하다.
또한 소프트웨어가 최적 입찰안을 계산하더라도 실제 시장 등록과 정산 책임은 배터리 소유자, 전력사업자 또는 별도의 거래 주체가 맡을 수 있다. 따라서 두 회사를 무조건 직접 전력거래 사업자로 분류하기보다, 자산 운영·최적화 플랫폼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세 가지 사업모델은 어디에서 가장 큰 가치를 만들까?
분산자원 확보 사업의 핵심 가치는 고객과 자원에 대한 접근권이다. 고객을 직접 확보한 사업자는 다른 플랫폼으로 쉽게 대체되지 않는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다. 반면 고객획득과 설비 설치에 많은 자금이 필요하고, 금리와 정책 변화에 민감하다.
VPP 운영 및 제어 사업의 가치는 다양한 기기를 안정적으로 연결하고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계통의 요구를 정확하게 수행하는 데 있다. 반복 소프트웨어 매출을 만들 수 있지만, 특정 전력회사나 기기 제조사에 대한 의존도가 커질 수 있다.
시장 참여·입찰·정산 사업의 가치는 동일한 자원에서 더 많은 수익원을 찾아내고 시장 접근 장벽을 낮추는 데 있다. 다만 가격변동, 불균형 비용, 규제와 시장규칙 변화에 직접 노출될 수 있다.
가장 강력한 모델은 세 기능을 모두 내부화한 통합형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통합도가 높을수록 고객획득비용, 소프트웨어 개발비, 거래위험과 규제 대응 부담을 모두 떠안아야 한다. 반대로 전문 플랫폼은 자본 부담이 작지만 고객 및 시장수익의 일부만 가져갈 수 있다.
따라서 어느 사업모델이 절대적으로 우월한지는 단정하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기업이 자신이 강점을 가진 단계에서 충분한 가격결정력과 반복 매출을 확보하는지, 그리고 인접 단계로 확장할 때 추가 수익이 추가 위험보다 큰지다.
투자자는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
첫 번째로 봐야 할 것은 연결 용량과 실제 수익화 용량의 차이다. 플랫폼에 1GW가 연결돼 있어도 시장이나 전력회사 프로그램에서 실제로 보상받는 용량은 훨씬 작을 수 있다. Wood Mackenzie가 2025년 북미 VPP 시장이 프로그램 수와 참여기업 측면에서는 빠르게 확대됐지만, 전체 용량 성장은 상대적으로 완만했다고 지적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주3][주6]
두 번째는 직접 수행하는 기능과 파트너에게 의존하는 기능을 구분해야 한다. 시장 입찰 기능이 있다고 홍보하더라도 실제 시장참여 자격과 불균형 책임은 전력회사나 다른 거래사업자가 보유할 수 있다. 반대로 소프트웨어 회사라도 고객의 자원을 실시간으로 제어하고 다수 프로그램에서 수익화한다면 밸류체인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세 번째는 매출의 성격이다. 설비 판매 매출인지, 소프트웨어 구독료인지, 시장수익 배분인지에 따라 마진과 변동성이 크게 다르다. Sunrun이나 Tesla는 VPP 잠재력이 있어도 전체 실적이 태양광·배터리 또는 자동차·에너지저장 사업의 영향을 받는다. EnergyHub는 Alarm.com, AutoGrid는 Schneider Electric의 일부여서 순수 VPP 실적을 분리하기 어렵다. Voltus, CPower, Renew Home과 Leap은 비상장 기업이므로 일반 주식투자자의 직접 접근도 제한된다.
네 번째는 시장별 제도다. 미국은 하나의 통합된 전력시장이 아니라 캘리포니아, 텍사스, 뉴욕, 뉴잉글랜드, PJM 등 지역별 규칙이 다르다. Wood Mackenzie는 캘리포니아, 텍사스, 뉴욕과 매사추세츠가 북미 VPP 배치의 주요 지역이며, 조직화된 전력시장뿐 아니라 집합사업자가 참여하기 쉬운 유틸리티 프로그램이 함께 존재하는지가 중요한 조건이라고 분석했다. [주1][주3]
결론: VPP는 기술이 아니라 연결된 사업체계다
VPP와 스마트 전력거래를 이해할 때 가장 흔한 오류는 모든 기능을 하나의 플랫폼이 자동으로 수행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실제로는 세 단계가 존재한다.
첫째, 분산자원 확보 사업자는 움직일 수 있는 고객과 설비를 모집한다.
둘째, VPP 운영·제어 사업자는 확보된 자원을 하나의 발전소처럼 예측하고 움직인다.
셋째, 시장 참여·입찰·정산 사업자는 그 유연성을 전력시장 또는 전력회사 프로그램에서 수익으로 전환한다.
미국 시장에서는 Sunrun, Tesla와 Renew Home이 자원 확보에 상대적으로 강하고, EnergyHub와 AutoGrid가 VPP 운영 플랫폼에 강점을 보인다. Voltus와 CPower는 상업·산업 자원의 확보에서 시장 수익화까지 폭넓게 수행하며, Leap은 시장 접근과 정산 인프라에 집중한다. Stem과 Fluence는 배터리 자산의 운영·최적화에 강하지만, 직접적인 시장참여 역할은 지역과 고객 계약에 따라 달라진다.
결국 투자자가 확인해야 할 것은 회사가 스스로를 VPP 기업이라고 부르는지가 아니다. 누가 고객을 확보하고, 누가 자원을 실제로 제어하며, 누가 시장 위험과 정산 책임을 부담하는지를 봐야 한다. 이 세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해당 기업의 매출구조, 경쟁우위와 투자위험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각주
[주1] Wood Mackenzie, “California dwarfs all other VPP markets in North America,” March 29, 2023.
[주2] Wood Mackenzie, “North America virtual power plant (VPP) market 2024,” July 29, 2024.
[주3] Wood Mackenzie, “Virtual power plant capacity expands 13.7% year-over-year to reach 37.5 GW,” September 17, 2025.
[주4] Wood Mackenzie, “US DOE shows that virtual power plants are very real,” 2025.
[주5] Wood Mackenzie, “North America virtual power plant (VPP) market: H1 2023,” February 23, 2023.
[주6] Wood Mackenzie, “Virtual power plant growth is getting very real,” 2025.
[주7] Reuters, “US utilities scale up grid-boosting tech to meet surging demand,” March 9, 2026.
[주8] Financial Times, “The rise of virtual power plants,” August 28,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