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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가 많아질수록, 왜 재생에너지 사업자의 수익성은 오히려 흔들릴까?

1. 재생에너지가 늘어나면 무조건 좋은 것 아닌가?

재생에너지는 전력시장에서 아주 특이한 성격을 가진 발전원이다. 태양광과 풍력은 한번 설비를 지어놓으면 연료비가 거의 들지 않는다. 그래서 전력시장에 전기를 팔 때 “내 전기를 받아만 준다면 낮은 가격에도 팔 수 있다”는 구조가 된다. 이 점 때문에 재생에너지는 전력 도매가격을 낮추는 힘을 가진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다. 전기 가격이 낮아지고, 화석연료 가격 급등의 충격도 줄어든다. 그런데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질수록 재생에너지 사업자 자신이 받는 전력 판매가격이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를 보통 “가격 잠식 효과”, 영어로는 cannibalization effect라고 부른다. 쉽게 말하면 태양광이 너무 많이 깔리면 태양광이 스스로 태양광의 전력 판매가격을 깎아 먹는 구조다. –> [주1][주2][주3]

이 현상은 재생에너지의 약점이라기보다, 전력시장 구조와 재생에너지의 물리적 특성이 만나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결과에 가깝다. 태양광은 해가 뜬 낮 시간에 동시에 발전하고, 풍력도 바람이 좋은 시간대에 여러 발전기가 동시에 출력이 올라간다. 전력은 대규모로 싸게 저장하기 어렵고, 수요는 실시간으로 맞춰야 한다. 그러면 같은 시간대에 같은 종류의 전기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다. 공급이 특정 시간에 몰리면 그 시간의 전력가격은 내려간다. 문제는 재생에너지 사업자가 바로 그 가격이 낮아진 시간에 전기를 가장 많이 판다는 점이다. –> [주1][주4]

2. 핵심 개념: 평균 전력가격보다 중요한 것은 ‘캡처가격’이다

재생에너지 사업의 수익성을 볼 때 단순히 “연간 평균 전력가격이 얼마인가”만 보면 부족하다. 더 중요한 것은 캡처가격이다. 캡처가격은 특정 발전원이 실제로 전기를 생산한 시간대에 받은 평균 판매가격을 뜻한다. 예를 들어 어떤 시장의 연간 평균 전력가격이 100원/kWh라고 해보자. 그런데 태양광은 낮 시간에만 발전하고, 낮 시간 가격이 태양광 과잉 공급 때문에 60원/kWh까지 떨어진다면 태양광의 캡처가격은 100원이 아니라 60원에 가까워진다. 이때 태양광의 캡처율은 시장 평균가격 대비 60%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 [주1][주5]

캡처가격이 중요한 이유는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의 매출 공식이 단순하기 때문이다. 매출은 대체로 “발전량 × 판매가격”이다. 초기 투자비, 금융비용, 운영비가 정해져 있다면 판매가격이 내려갈수록 자기자본수익률은 바로 낮아진다. 특히 최근 2~3년 동안 금리가 높아지고, 계통 연결 비용과 인허가 비용이 커지면서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는 예전보다 더 민감한 금융상품처럼 변했다. 예전에는 “설비만 지으면 장기적으로 돈이 된다”는 접근이 가능했다면, 이제는 “어느 시간대에 생산하고, 그 시간대 가격을 얼마나 방어할 수 있는가”가 훨씬 중요해졌다. –> [주6][주7]

3. 재생에너지 비중이 올라가면 수익성에는 어떤 변화가 생기나?

첫 번째 변화는 전력 도매가격의 시간대별 격차가 커진다는 점이다. 태양광 비중이 높은 시장에서는 낮 시간 가격이 낮아지고, 해가 진 뒤 저녁 시간 가격이 높아지는 패턴이 나타난다. 이른바 “덕 커브”다. 낮에는 태양광이 전력을 많이 밀어 넣으면서 순수요가 낮아지고, 저녁에는 태양광 출력이 빠르게 줄어드는 동시에 가정과 상업용 수요가 살아나면서 다른 발전원이 급하게 올라와야 한다. 그래서 낮 가격은 낮고 저녁 가격은 높아지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태양광 사업자는 바로 낮 시간에 집중적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평균 시장가격보다 낮은 가격을 받게 된다. –> [주2][주8]

두 번째 변화는 음수 가격과 출력제한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전력가격이 음수가 된다는 말은 발전사업자가 전기를 팔기 위해 오히려 돈을 내야 하는 상황을 뜻한다. 이상하게 들리지만, 전력시장에서는 실제로 발생한다. 발전소를 멈추기 어렵거나, 보조금·세제 혜택 때문에 일정 가격 이하에서도 발전을 지속할 유인이 있거나, 계통이 전기를 더 이상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에서 음수 가격이 생긴다. 출력제한은 계통 운영자가 “전기는 만들 수 있지만 지금은 받지 않겠다”고 지시하는 것이다. 이 경우 발전량은 줄고, 매출도 줄어든다. 보상 체계가 없다면 손실은 더 커진다. –> [주4][주9][주10]

세 번째 변화는 장기 전력구매계약, 즉 PPA의 가치가 올라간다는 점이다. 전력시장 가격에 그대로 노출된 merchant 프로젝트는 캡처가격 하락을 직접 맞는다. 반면 고정가격 PPA나 차액계약 구조를 가진 프로젝트는 가격 하락 위험을 일부 줄일 수 있다. 다만 구매자도 바보가 아니다. 시장에 태양광이 많아지고 낮 시간 가격이 낮아질수록 구매자는 더 낮은 PPA 가격을 요구하거나, 발전량·시간대·지역별 리스크를 계약에 반영하려 한다. 그래서 PPA가 있다고 해서 모든 리스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계약의 가격, 기간, 정산 방식, 출력제한 시 보상 여부가 중요해진다. –> [주6][주7]

네 번째 변화는 단순 발전사업보다 유연성 자산의 가치가 커진다는 점이다. 배터리, 양수발전, 송전망, 수요반응, 전력거래 최적화, 가상발전소 같은 자산과 서비스가 중요해진다. 낮에 남는 태양광 전기를 저장했다가 저녁에 팔 수 있으면 낮은 가격에 전기를 파는 문제를 줄일 수 있다. 풍력도 출력이 몰리는 시간대의 가격 하락을 저장장치나 장기계약으로 완충할 수 있다. 그래서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시장에서는 “발전량을 많이 만드는 회사”보다 “전기를 가치 있는 시간과 장소로 옮길 수 있는 회사”가 더 높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 –> [주4][주7][주11]

4. 왜 이런 현상이 재생에너지에서 더 강하게 나타날까?

화석연료 발전은 연료비가 있기 때문에 가격이 너무 낮으면 발전을 줄이는 것이 자연스럽다. 가스발전소는 가스 가격보다 전력가격이 낮으면 돌릴 이유가 없다. 반면 태양광과 풍력은 한계비용이 거의 0에 가깝다. 이미 설비가 설치돼 있고, 해와 바람은 공짜다. 그래서 가격이 낮아도 일단 발전하려는 유인이 강하다. 이 구조가 전력시장 가격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 [주2][주3]

또 하나의 이유는 출력의 동시성이다. 태양광은 지역적으로 넓게 분산돼 있어도 같은 전력시장 안에서는 비슷한 시간대에 발전한다. 풍력은 태양광보다 시간대가 다양하지만, 특정 기상 조건에서는 넓은 지역의 풍력 출력이 함께 증가한다. 같은 기술의 발전량이 동시에 늘어나면 그 기술이 전기를 파는 시간의 가격이 떨어진다. 그래서 재생에너지의 시장가치는 보급률이 낮을 때와 높을 때가 다르다. 보급 초기에는 연료비가 비싼 발전원을 밀어내며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지만, 보급이 높아지면 자기 자신과 경쟁하는 시간이 많아진다. –> [주1][주12]

5. 그러면 재생에너지 투자는 나빠진 것인가?

그렇게 단순하게 볼 문제는 아니다. 재생에너지는 여전히 전력 시스템의 핵심 성장축이다. 전기화, 데이터센터, 전기차, 히트펌프, 산업 탈탄소화가 진행될수록 전력 수요는 장기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또한 태양광 모듈 가격 하락과 풍력 기술 개선은 프로젝트 비용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IEA는 2024년 재생에너지 전망에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확대가 계속될 것으로 봤고, 특히 태양광이 전 세계 신규 전원 투자의 중심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 [주3][주13]

다만 투자 논리는 바뀌고 있다. 예전의 핵심 질문이 “이 지역에 태양광이나 풍력을 얼마나 싸게 지을 수 있는가”였다면, 이제는 “그 전기를 언제, 어디서, 어떤 가격으로 팔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해졌다. 같은 발전단가를 가진 두 프로젝트라도 송전망 혼잡이 심한 지역에 있거나, 같은 시간대에 동일 기술 발전량이 몰리는 시장에 있으면 수익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즉 재생에너지 투자는 원가 경쟁에서 시장 통합 능력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 –> [주6][주7][주11]

6. 투자자가 봐야 할 첫 번째 변수: 캡처율

투자자는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볼 때 해당 시장의 평균 전력가격 전망보다 기술별 캡처율 전망을 먼저 봐야 한다. 태양광 캡처율이 90%에서 60%로 떨어진다면, 같은 발전량을 생산해도 매출은 크게 줄어든다. 특히 부채비율이 높은 프로젝트파이낸싱 구조에서는 매출 하락이 배당 가능 현금흐름과 부채상환능력에 직접 영향을 준다. 캡처율이 낮아질수록 프로젝트의 요구수익률은 올라가고, 자산가치는 내려가는 압력이 생긴다. –> [주1][주5][주7]

캡처율은 시장별로 다르게 움직인다. 태양광 비중이 높고 저장장치가 부족한 시장에서는 태양광 캡처율 하락이 빠르게 나타난다. 풍력은 지역 간 송전망과 기상 패턴에 따라 차이가 크다. 해상풍력처럼 대규모 프로젝트가 특정 해역에 몰리는 경우에도 송전망 제약이 생기면 캡처가격이 낮아질 수 있다. 그래서 “재생에너지 비중”이라는 큰 숫자보다 “내 프로젝트가 생산하는 시간과 위치의 가격”이 훨씬 중요하다. –> [주1][주12]

7. 두 번째 변수: 출력제한과 계통 혼잡

출력제한은 재생에너지 수익성의 숨은 리스크다. 발전소의 설비이용률을 계산할 때는 보통 일사량이나 풍황을 먼저 본다. 하지만 실제 매출을 만들려면 계통이 그 전기를 받아줘야 한다. 송전망이 부족하거나, 지역 내 수요가 낮거나, 다른 발전원이 이미 많이 돌아가고 있으면 출력제한이 발생한다. 이때 발전사업자는 생산 가능한 전기를 생산하지 못한다. 발전량 손실이 생기고, 경우에 따라 보상도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 [주9][주10]

브라질 북동부의 풍력·태양광 프로젝트, 중국 일부 지역의 재생에너지 출력제한, 캘리포니아의 태양광 과잉 시간대 출력제한은 모두 같은 메시지를 준다. 재생에너지 투자는 발전소만의 문제가 아니라 계통 투자와 함께 봐야 한다. 송전망, 변전소, 배터리, 수요처, 전력시장 설계가 따라오지 못하면 좋은 자원 입지에 지은 발전소도 낮은 수익성을 경험할 수 있다. –> [주9][주10][주14]

8. 세 번째 변수: 계약 구조

재생에너지 사업자는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전기를 판다. 첫째, 도매시장 가격에 노출되는 방식이다. 둘째, 기업이나 전력회사와 장기 PPA를 맺는 방식이다. 셋째, 정부 보조제도나 차액계약을 통해 일정 가격을 보장받는 방식이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질수록 첫 번째 방식의 위험은 커진다. 가격이 낮은 시간에 발전량이 몰리기 때문이다. 반면 두 번째와 세 번째 방식은 가격 안정성을 줄 수 있지만, 계약가격 자체가 낮아지거나 출력제한 조건이 까다로워질 수 있다. –> [주6][주7]

그래서 투자자는 “PPA가 있느냐”보다 “PPA가 어떤 리스크를 누구에게 배분하느냐”를 봐야 한다. 발전량 기준 정산인지, 시간대별 정산인지, 음수 가격 발생 시 누가 부담하는지, 출력제한 시 보상이 있는지, 계약 만기 후 merchant 노출이 얼마나 되는지가 중요하다. 높은 재생에너지 비중의 시장에서는 계약서 안의 작은 조항 하나가 프로젝트 가치에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 –> [주6][주7]

9. 실제 사례 1: 캘리포니아, 태양광 성공이 만든 수익성 압박

캘리포니아는 재생에너지 가격 잠식 현상을 이해하기에 가장 좋은 사례 중 하나다. 캘리포니아는 오랫동안 태양광 보급을 적극적으로 확대했고, 낮 시간대 태양광 발전량이 크게 늘었다. 그 결과 낮에는 전력 공급이 넘치고, 저녁에는 태양광 출력이 빠지면서 순수요가 급격히 올라가는 덕 커브가 뚜렷해졌다. 이 구조에서는 태양광 발전사업자가 전기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낮 시간의 가격이 낮아진다. –> [주8][주10]

최근에는 출력제한도 빠르게 늘고 있다. Reuters는 2026년 8월 보도에서 캘리포니아의 태양광·풍력 출력제한이 2026년 상반기에 약 450만 MWh에 달했고, 이는 2025년 전체 출력제한 377만 MWh를 이미 넘어선 수준이라고 전했다. 또한 CAISO의 연간 수치 기준으로 출력제한이 2021년 147만 MWh에서 2024년 340만 MWh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숫자의 방향성은 분명하다. 재생에너지 설비는 늘었지만, 계통과 저장장치, 수요 유연성이 같은 속도로 따라오지 못하면 실제 판매 가능한 전력량이 줄어든다. –> [주10]

이 사례가 중요한 이유는 “재생에너지 비중 상승이 반드시 발전사업자의 매출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태양광 설비가 많아질수록 전체 발전량은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낮 시간 가격이 낮아지고, 일부 발전량이 출력제한으로 버려지면 프로젝트의 실현 매출은 기대보다 낮아질 수 있다. 특히 보조금이나 장기계약 없이 시장가격에 노출된 태양광 프로젝트라면 수익성 하락이 더 크게 나타난다. –> [주7][주10]

흥미로운 점은 이 문제가 곧 새로운 투자 기회를 만들기도 한다는 것이다. 낮 시간에 남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저녁 피크 시간에 파는 배터리의 경제성이 좋아진다. 전력 수요를 낮 시간으로 옮기는 수요반응, 전기차 충전 최적화, 산업용 부하 관리, 송전망 확충의 필요성도 커진다. 즉 캘리포니아 사례는 단순히 “태양광이 너무 많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재생에너지 중심 전력시장에서 가치가 발전소에서 유연성 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다. –> [주4][주10][주11]

10. 실제 사례 2: 유럽 태양광, 캡처가격 하락이 투자 논리를 바꾸다

유럽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Reuters는 2023년 유럽의 태양광 확대가 캡처가격 하락 위험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태양광은 낮 시간에 집중적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태양광 보급률이 높아질수록 낮 시간 전력가격이 눌리고, 태양광 사업자가 받는 가격은 시장 평균보다 낮아질 수 있다. 2024년 Reuters 분석에서도 유럽의 태양광 발전 비중이 빠르게 늘면서 독일과 스페인 같은 시장에서 태양광 캡처율 하락이 중요한 정책·투자 이슈로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 [주1][주5]

유럽의 사례는 캘리포니아와 조금 다르다. 유럽은 국가 간 전력망이 연결돼 있어 잉여 전력을 주변국으로 보낼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상호연결망이 가격 잠식을 완화할 수 있다. 하지만 주변국도 동시에 태양광 발전이 많은 시간에는 같은 문제가 국경을 넘어 확산된다. 즉 송전망 연결은 유연성을 제공하지만, 날씨가 비슷한 지역에서 태양광 출력이 동시에 올라가면 가격 하락도 같이 전파될 수 있다. 최근 유럽 전력시장 연구들은 이런 국경 간 가격 잠식 효과를 중요한 분석 대상으로 보고 있다. –> [주12]

이 때문에 유럽 재생에너지 기업들은 단순 설비 확대보다 수익성 방어를 더 중요하게 보기 시작했다. Financial Times는 2024년 주요 유럽 전력회사들이 높은 비용, 높은 금리, 낮은 전력가격 압박 속에서 재생에너지 목표를 조정하거나 투자 우선순위를 전력망으로 옮기는 움직임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이는 재생에너지 성장성이 사라졌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성장의 병목이 발전설비 자체에서 계통, 저장, 계약 구조, 자본비용으로 이동했다는 뜻에 가깝다. –> [주6]

11. 실제 사례 3: 브라질 북동부, 자원 입지가 좋아도 계통이 막히면 수익성이 무너진다

브라질 북동부는 풍력과 태양광 자원이 풍부한 지역이다. 좋은 바람과 좋은 일사량은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의 핵심 경쟁력이다. 그런데 자원이 좋다고 항상 좋은 투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Reuters는 2024년 브라질의 전력계통 운영자가 풍력·태양광 전력 수용을 제한하면서 일부 발전사업자의 수익성이 타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특히 북동부에서 생산된 전력을 수요가 큰 남동부로 보내는 송전 제약이 문제로 지적됐다. –> [주9]

이 사례는 재생에너지 투자에서 입지의 의미가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바람이 좋은 곳”, “햇빛이 좋은 곳”이 좋은 입지였다. 이제는 여기에 “전기를 팔 수 있는 곳”, “송전망이 충분한 곳”, “출력제한 보상 체계가 명확한 곳”이라는 조건이 붙는다. 아무리 발전량 잠재력이 높아도 계통이 막히면 발전량은 매출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투자자는 자원 지도만 볼 것이 아니라 계통 혼잡 지도와 송전 투자 계획까지 함께 봐야 한다. –> [주9][주11]

12. 투자 관점의 결론: 재생에너지의 다음 경쟁력은 ‘싼 발전’이 아니라 ‘좋은 전기’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낮았던 시기에는 싸게 짓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모듈을 싸게 사고, 터빈을 잘 조달하고, 금융비용을 낮추고, 좋은 입지를 선점하면 됐다. 하지만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진 시장에서는 그 전기가 언제 생산되는지, 어디서 생산되는지, 누가 사주는지, 저장할 수 있는지, 계통이 받아줄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진다. 전기는 모두 같은 전기가 아니다. 낮 12시에 모두가 동시에 생산하는 전기와 저녁 7시에 부족할 때 공급되는 전기의 가치는 다르다. –> [주4][주7][주11]

따라서 투자자는 재생에너지 기업을 볼 때 단순 발전용량 증가율만 보면 안 된다. 첫째, 기술별 캡처율이 얼마나 유지되는지 봐야 한다. 둘째, 출력제한 리스크가 낮은 지역에 자산이 있는지 봐야 한다. 셋째, 장기계약이 가격 하락과 음수 가격 리스크를 얼마나 막아주는지 봐야 한다. 넷째, 배터리·수요반응·전력거래 역량을 갖고 있는지 봐야 한다. 다섯째, 송전망 투자와 정책 설계가 따라오는 시장인지 확인해야 한다. –> [주6][주7][주10][주11]

결국 재생에너지가 많아질수록 재생에너지 사업의 수익성은 양극화될 가능성이 크다. 단순히 전기를 많이 만드는 사업자는 캡처가격 하락과 출력제한에 노출된다. 반면 저장, 계약, 계통, 수요처를 함께 확보한 사업자는 같은 재생에너지 시장 안에서도 더 높은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다. 재생에너지 투자의 본질은 “발전소 투자”에서 “전력 시스템 최적화 투자”로 이동하고 있다. 이 변화를 이해하는 투자자에게는 가격 잠식이 리스크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 [주4][주7][주11]


[주1] Reuters, “Europe’s surging solar sector set for cannibalization risk,” July 10, 2023.
[주2] Reuters, “Plunging solar capture rates to test nerve of Europe’s policymakers,” April 19, 2024.
[주3] IEA, “Renewables 2024,” October 9, 2024.
[주4] Reuters, “Investor View: Negative power prices expose a market opportunity,” July 27, 2026.
[주5] Wood Mackenzie, “Europe Power & Renewables Service,” accessed 2026.
[주6] Financial Times, “European utilities cut renewable targets as high costs and low power prices bite,” 2024.
[주7] Reuters, “Spain’s solar industry warns of price threat to energy transition,” October 7, 2025.
[주8] Reuters, “Plunging solar capture rates to test nerve of Europe’s policymakers,” April 19, 2024.
[주9] Reuters, “Brazil’s grid caps power from wind and solar, threatening renewable projects,” August 22, 2024.
[주10] Reuters, “Rising curtailments in California underline US grid ordeal,” August 4, 2026.
[주11] Financial Times, “Climate tech can still save planet – but not by itself,” 2024.
[주12] Stiewe, Xu, Eicke and Hirth, “Cross-border cannibalization: Spillover effects of wind and solar energy on interconnected European electricity markets,” 2024.
[주13] IEA, “Renewables 2024,” October 9, 2024.
[주14] Reuters, “As China’s renewable capacity soars, utilisation lags, data show,” August 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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