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e-fuel 시장을 선점하고 있을까?

글로벌 프로젝트와 주요 기업들이 상업화를 준비하는 방법

지난 글에서는 e-fuel 산업이 아직 본격적으로 상용화되지 못한 이유를 살펴봤다.

생산원가는 여전히 높고, 그린수소와 CO₂ 공급망도 충분하지 않다. 여기에 정책과 장기 구매계약까지 확보해야 비로소 사업성이 만들어진다.

그렇다면 이런 어려운 시장에 왜 수많은 기업들이 투자하고 있을까?

답은 간단하다.

탄소중립 시대에도 액체연료는 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항공과 해운, 장거리 물류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액체연료가 필요하다. 결국 누가 먼저 공급망을 구축하느냐가 미래 시장의 경쟁력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지금 e-fuel 시장에서는 생산기업뿐 아니라 에너지기업, 항공사, 해운사, 자동차 회사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생태계 구축에 참여하고 있다. –> [주1][주2]


가장 먼저 움직이는 기업은 e-fuel 생산업체다

e-fuel 산업의 출발점은 연료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이들은 단순히 공장을 짓는 것이 아니라 가장 저렴한 전력과 안정적인 CO₂ 공급망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HIF Global

가장 공격적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기업

현재 e-fuel 산업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기업이 HIF Global이다.

HIF Global은 칠레 마가야네스 지역의 Haru Oni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미국 텍사스와 우루과이, 호주 등에서 대규모 e-fuel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의 전략은 명확하다.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재생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는 지역에 생산기지를 건설하는 것이다.

칠레 남부는 강한 바람 덕분에 풍력 발전단가가 낮다. 이는 곧 그린수소 생산비를 낮출 수 있다는 의미다.

Porsche 역시 HIF Global에 투자하며 합성연료 공급망 구축에 참여하고 있다.

결국 HIF의 경쟁력은 기술보다 입지 선정에 있다. –> [주1][주3]


Infinium

기술보다 고객 확보에 집중하다

미국의 Infinium은 조금 다른 전략을 선택했다.

이 회사는 산업시설에서 배출되는 CO₂를 활용해 e-fuel을 생산하고 있으며, 초기부터 항공과 물류 분야 고객 확보에 집중했다.

Infinium은 단순히 연료를 생산하는 기업이 아니다.

생산기술과 함께 장기 구매계약(Offtake Agreement)을 확보해 프로젝트의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현재 e-fuel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경쟁력 가운데 하나가 안정적인 고객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 [주1][주5]


Norsk e-Fuel

항공시장에 집중하는 전략

노르웨이의 Norsk e-Fuel은 모든 연료를 생산하지 않는다.

대신 e-SAF(합성항공유)​에 집중하고 있다.

EU는 항공사의 지속가능 항공연료 사용 비중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Norsk e-Fuel은 이러한 정책을 활용해 유럽 항공시장 공급망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모든 시장을 공략하기보다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장을 먼저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 [주2][주5]


Liquid Wind

해운을 겨냥한 e-메탄올

해운업계에서는 e-메탄올이 빠르게 주목받고 있다.

스웨덴의 Liquid Wind는 재생전력과 바이오 기반 CO₂를 활용한 e-메탄올 생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선사들이 메탄올 추진선을 발주하면서 해운용 합성연료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e-fuel 시장이 자동차보다 해운에서 먼저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 [주1][주4]


에너지 기업도 공급망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e-fuel 시장은 스타트업만의 경쟁이 아니다.

기존 에너지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Shell

Shell은 SAF와 e-fuel 생산 확대를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있다.

기존 정유사업 경험과 글로벌 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향후 e-fuel 시장이 성장할 경우 생산보다 유통에서 경쟁력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 [주5]


TotalEnergies

TotalEnergies 역시 SAF 생산 확대와 함께 합성연료 공급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기존 정유시설을 활용한 전환 전략은 신규 투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주2][주5]


ENEOS

일본 최대 에너지기업 ENEOS는 합성연료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Toyota와 협력하며 자동차 분야 e-fuel 공급망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와 에너지기업이 함께 생태계를 만드는 대표적인 사례다. –> [주3]


가장 적극적인 수요처는 항공이다

현재 e-fuel 시장에서 가장 큰 수요는 자동차가 아니다.

항공산업이다.

EU의 ReFuelEU Aviation 시행으로 항공사는 지속가능 연료 사용 비율을 점차 높여야 한다.

이 때문에 Airbus와 Lufthansa를 비롯한 글로벌 항공업계는 SAF 확보를 중요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e-fuel 시장 성장의 상당 부분은 항공 수요가 이끌 가능성이 크다. –> [주2][주5]


해운업계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해운업계 역시 탄소배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Maersk를 비롯한 글로벌 선사들은 메탄올 추진선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모든 메탄올이 e-fuel은 아니지만, 향후 재생기반 e-메탄올 공급이 확대될 경우 해운산업은 가장 큰 수요처 가운데 하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e-fuel 산업이 자동차 중심 시장이 아니라 글로벌 물류시장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주2][주4]


자동차 회사들은 왜 e-fuel에 투자할까?

자동차 산업에서도 e-fuel은 중요한 선택지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자동차 회사들의 목적은 조금 다르다.

전기차와 경쟁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배터리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고성능 스포츠카와 기존 내연기관 차량의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선택이다.

Porsche는 HIF Global에 투자하며 합성연료 공급망 구축에 참여하고 있다.

Toyota와 Mazda, Subaru는 차세대 내연기관 개발과 함께 탄소중립 연료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BMW 역시 기술중립 전략을 유지하며 e-fuel 활용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다.

반면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 중심 전략을 유지하면서도 향후 시장 변화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은 e-fuel 시장의 중심이라기보다 다양한 수요처 가운데 하나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 –> [주3][주5]


결국 경쟁력은 공급망에서 나온다

지금까지 살펴본 기업들의 전략은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공통점은 분명하다.

모두 공급망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가장 저렴한 재생전력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CO₂를 공급받으며, 장기 구매계약을 체결하는 기업이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e-fuel 산업의 경쟁은 더 좋은 기술을 개발하는 경쟁이 아니다.

누가 가장 먼저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느냐의 경쟁이다. –> [주1][주2]


투자자는 무엇을 봐야 할까?

e-fuel 시장은 이제 막 상업화가 시작되는 단계다.

따라서 단기 실적보다 산업 구조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핵심 변수는 크게 다섯 가지다.

  • 재생전력 확보 능력
  • 그린수소 생산 경쟁력
  • CO₂ 공급망
  • 장기 구매계약 확보
  • 정책 변화

이 다섯 가지 요소를 가장 먼저 확보하는 기업이 향후 시장을 선도할 가능성이 높다.

e-fuel 산업은 아직 성장 초기다.

하지만 항공과 해운, 물류를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된다면 향후 수십 년 동안 새로운 에너지 산업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 [주1][주2][주5]


참고문헌

[주1] Wood Mackenzie, Are synthetic fuels the key to unlocking growth in hydrogen?, June 2024.

[주2] McKinsey & Company, Global Energy Perspective 2024, September 2024.

[주3] Reuters, Explainer: What are e-fuels, and can they help make cars CO₂-free?, March 22, 2023.

[주4] Deloitte, The Future of Sustainable Fuels, 2024.

[주5] Financial Times, Synthetic fuels projects race to secure airline customers,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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